3년 전만 해도 회사에서 AI 프로젝트 얘기가 나왔을 때 대부분 관심조차 없었다. 그런데 올해 들어 상황이 정말 180도 달라졌다. 특히 10월 말 젠슨황이 한국에 들어와서 “GPU 26만개 우선 공급한다”는 발표를 하고 나니까, 전기 에너지 관련주가 벌떼처럼 올라가기 시작했다. 단순한 뉴스가 아니었다. 이건 실제 투자 기회였다. 왜 그럴까? 함께 살펴보자.
젠슨황 GPU 26만개 공급이 한국 에너지 시장에 미치는 영향
젠슨황 엔비디아 CEO가 10월 31일 한국을 방문해서 정부와 기업에 GPU 26만개를 우선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 단순한 수치가 아니다. 이건 현재 한국이 보유한 GPU 4만5000개의 5배 규모다. 가격으로 따지면 최신 블랙웰 B200 GPU 한 장이 3만~4만달러인데, 26만개면 총 14조 8000억원대 규모의 거래다. 삼성, SK, 현대차, 네이버가 정부와 함께 배정받는다.
더 중요한 건 이게 뭘 의미하는가다. GPU 26만개가 들어온다는 건 초대형 데이터센터 최소 2개 이상을 한 번에 돌릴 수 있다는 뜻이다. 그리고 초대형 데이터센터는 전기를 엄청나게 먹는다. AI 서버는 기존 CPU 서버보다 5~10배 이상 전력을 소비한다. 생성형 AI 한 번의 검색이 구글 검색보다 6~10배 더 많은 전력을 쓴다.
| 항목 | 수치 | 비고 | 
|---|---|---|
| GPU 공급 규모 | 26만개 | 현재 보유량의 5배 | 
| 거래 규모 | 약 14조 8000억원 | 78억~104억달러 | 
| 한 GPU 가격 | 3~4만달러 | 블랙웰 B200 기준 | 
| 데이터센터 규모 | 최소 2기 이상 | 초대형급 | 
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한국 에너지 시스템의 분기점
한국의 AI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량은 매년 30프로 이상 증가하고 있다. 이건 예상이 아니라 이미 진행 중인 현실이다. 네이버는 2023년 대비 2024년에 37.1프로 증가했고, 카카오는 79프로가 증가했다. 앞으로 더 심할 거다.
정부의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르면 2023년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는 5TWh였는데, 2038년에는 30TWh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6배 증가다. 올해 2월에 이미 이렇게 계획했는데 이제 GPU까지 들어오니까 이 수치도 더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 현재 미국도 이 상황이 심각한데,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미국 전력 수요는 올해 4조 1860억kWh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내년에는 더 증가한다.
이 상황에서 누가 가장 잘되나? 당연히 전기를 공급하고, 전기를 운반하고, 전기를 저장하는 기업들이다.
전력 설비 관련주, 실적으로 증명된 수혜
이미 전력 설비 관련주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변압기를 만드는 효성중공업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2198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97.3프로 증가했다. 증권가의 영업이익 전망치를 40프로 뛰어넘은 성적이다. 효성중공업은 올해 주가가 473프로 올랐다. LS일렉트릭도 12.30프로 올랐고, HD현대일렉트릭도 9.08프로 올랐다.
이들이 왜 이렇게 올라가나? 전력 기기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과 유럽의 데이터센터 증설, 노후 전력망 교체 움직임이 동시에 일어나고 있다. 경제용어로 “슈퍼사이클”이라고 부르는 상황이다. 이건 단기 호황이 아니라 구조적 장기 호황을 의미한다.
| 회사 | 3분기 영업이익 | 전년 대비 증가 | 올해 주가 상승 | 
|---|---|---|---|
| 효성중공업 | 2198억원 | 97.3프로 | 473프로 | 
| LS일렉트릭 | 비공개 | – | 상승세 | 
| HD현대일렉트릭 | 비공개 | – | 상승세 | 
구체적으로 보면 전력 설비는 크게 세 분야로 나뉜다. 첫 번째가 변압기를 만드는 기업인데 효성중공업, LS일렉트릭이 주요 선수다. 변압기는 전압을 조절하는 역할을 하는데, 고용량 데이터센터에는 더 크고 좋은 변압기가 필요하다. 두 번째가 전선을 만드는 일진전기, 대원전선, 가온전선 같은 기업들이다. 세 번째가 배전 관련 기업들인데 HD현대일렉트릭이 이 분야의 중심이다. 이 세 분야의 기업들이 모두 실적 호황을 누리고 있다.
에너지 생산 기업, 장기 성장성 확보한 두산에너빌리티
전력을 만드는 기업들도 구조적으로 달라졌다. 단순히 전력 생산만 해서는 앞으로 경쟁이 치열하다. 하지만 AI 데이터센터 특화 전력 솔루션을 가진 기업은 다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최근에 미국 빅테크 기업들과 AI 데이터센터용 가스터빈 계약을 체결했다. 380MW급 가스터빈 2기를 내년 말까지 공급하는 계약이고, 추가로 8기 이상의 공급을 협상 중이다. 이 발표 후 주가는 하루 만에 7.8프로 급등해서 신고가 8만1700원을 기록했다.
왜 가스터빈인가? 초대형 데이터센터는 안정적으로 대량의 전력을 공급받아야 한다. 재생에너지는 변동성이 크다. 하지만 가스터빈은 필요한 만큼 즉시 발전할 수 있다. 그리고 두산에너빌리티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소형모듈원전(SMR), 수소터빈, 해상풍력 등 다양한 에너지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다. 기존 LNG 가스터빈에 수소를 50프로 혼합해 연소하면 기존 대비 최대 23프로 탄소배출을 줄일 수 있다. 2027년에는 400MW급 수소 전소 터빈 개발을 목표로 진행 중이다.
두산에너빌리티의 2025년 예상 매출은 전년대비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특히 발전·플랜트 부문이 전체 매출의 60프로 이상을 차지한다. 미국 빅테크 계약 이후 추가 수주가 들어올 가능성이 높다.
전력 설비 유지보수, 한전KPS의 꾸준한 수익성
간과하기 쉽지만 중요한 기업이 있다. 한전KPS다. 전력 설비가 증가하면 이를 정비하고 유지보수하는 기업도 필요하다. 한전KPS는 국내 전력 설비 정비업계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가지고 있다.
한전KPS는 2024년 연결 매출이 1조5571억원, 영업이익이 209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1.5프로 증가, 영업이익은 5.1프로 증가했다. 이건 안정적이고 꾸준한 수익성을 의미한다. 한전과 한전 계열사에서 발생하는 경상정비 매출이 전체의 80프로 이상을 차지하기 때문에 안정성이 높다. 최근에 대구, 청주 열병합발전소 경상정비와 신한울원전 2호기 경상정비를 새롭게 수주했다. AI 데이터센터가 증가하면서 새로운 전력 설비 정비 수요도 함께 늘어날 거다.
한국 정부의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10년 장기 프로젝트
정부도 이 상황을 인식했다. 2030년대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를 구축하겠다고 발표했다. 호남 재생에너지 클러스터에서 생산된 전기를 수도권 등 수요지로 보내는 고압직류송전(HVDC) 망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서해안 HVDC는 신해남-태안-서인천(430km), 새만금-태안-영흥(190km) 구간으로 총 7조9000억원이 투입된다. 수송 능력은 8GW다. 2030년까지 완공을 목표로 내년 상반기부터 발주가 시작될 예정이다. 송전선로 길이도 현재 3만7169c-km에서 4만8592c-km으로 30프로 이상 확대된다. 이건 10년 단위의 장기 프로젝트다.
이 프로젝트에서 주목할 기업이 LS마린솔루션이다. 해저 HVDC 케이블을 깔기 위한 전용 포설선을 보유하고 있고, 이미 HVDC 시공 경험도 충분하다. 경쟁사가 거의 없어서 이 사업의 주요 수혜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투자 타이밍, 위험 요소까지 고려한 포트폴리오 구성
좋은 기회는 분명하지만 위험도 있다. 첫 번째 위험은 환율이다. 대부분의 전력 기기 기업들이 수출 비중이 크다. 환율이 떨어지면 수익성이 떨어진다. 두 번째는 구리 가격이다. 전선과 변압기에 구리가 많이 들어간다. 구리 가격이 올라가면 원가가 올라간다. 세 번째는 금리 상승이다. 인프라 투자는 장기 자금이 필요한데 금리가 올라가면 프로젝트 채산성이 악화된다.
이런 위험을 고려하면 개별 종목보다는 AI 전력 관련 ETF에 투자하는 게 안정적이다. TIGER 코리아AI전력기기TOP3플러스, KODEX AI전력핵심설비, HANARO 전력설비투자, RISE AI전력인프라 같은 상품들이 있다. 이들은 여러 기업에 분산 투자되어 있어서 개별 기업의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투자 타이밍으로는 단계별 접근이 좋다. 단기(6개월~1년)로는 전력설비 기업(효성중공업, LS일렉트릭, HD현대일렉트릭)의 수주 실적 기반으로 추천한다. 중기(1~3년)로는 에너지 생산 기업(두산에너빌리티, 한전KPS)의 매출 증가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추천한다. 장기(3년 이상)로는 신재생에너지와 스마트 그리드 기업들의 구조적 성장을 고려한다.
지금 투자해야 하는 이유, 한국의 AI 리더십 선포
젠슨황의 한국 방문은 단순한 기업 방문이 아니었다. 한국을 “AI 리더 국가”로 인정하는 신호였다. “한국은 소프트웨어와 제조 역량을 두루 갖췄다. AI 분야 리더가 될 가능성이 무한대”라고 직접 말했다.
이건 앞으로 한국에 AI 관련 투자와 기업들이 계속 들어온다는 의미다. 그리고 거기에 맞춰 전력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전력 설비 기업, 에너지 생산 기업, 인프라 기업들이 구조적으로 성장할 거다. 이게 “슈퍼사이클”이다. 단기적 호황이 아니라 수 년에 걸친 장기 성장이다.
2025년 하반기부터 2026년은 이 수혜를 받을 준비 시기다. 조기에 포지션을 잡은 투자자들이 가장 좋은 성과를 얻을 거다.
주요 투자 기업 정리
- 효성중공업 – 변압기 제조, 올해 주가 473프로 상승, 3분기 실적 양호
 - LS일렉트릭 – 변압기 및 송배전 기기, 안정적 수익성
 - HD현대일렉트릭 – 배전 관련, 북미 수출 성적 우수
 - 일진전기 – 전선 제조, 데이터센터 관련 수주 증가
 - 두산에너빌리티 – AI 데이터센터용 가스터빈 계약 체결, SMR 등 다각화
 - 한전KPS – 전력 설비 유지보수, 안정적 수익성 및 높은 배당
 - LS마린솔루션 –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주요 수혜 예상
 
앞으로 3개월 내 이 기업들의 실적 발표와 신규 수주 소식이 계속 나올 거다. 정기적으로 모니터링하면서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게 전략이다